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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7일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아우르하우스>에서 완주자연지킴이연대(이하 완자킴) ‘지후의 꿈, 신흥계곡 토요걷기’ 4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완자킴은 경관이 수려하고 생물다양성이 높은 신흥계곡 길의 사유화와 산과 계곡을 파헤치는 불법 개발행위에 맞서 2020년 7월 25일 ‘신흥계곡 토요 걷기모임’을 시작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신흥계곡의 평화를 염원하는 발걸음은 한주도 쉼 없이 이어져 왔다.
신흥계곡 구재마을 출신인 장지후 씨는 완주자연지킴이연대를 대표해 “쉬지 않고 이곳 신흥계곡을 걷고 또 걸은 이유는 단지 길을 열라는 요구를 넘어 자연과 함께 행복을 누릴 자유와 권리를 찾고자 했다”면서 “자연과 더불어 어우르는 뭇 생물들이 함께하는 공유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80여 명의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비는 묵상을 시작으로 재)양우종 삼방사 입구까지 걸었다. 길가에는 완주자연지킴이연대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여기저기 내걸려 있었다. 토요걷기 모임의 발걸음은 길의 끝이 아니라 삼방사 입구에서 멈췄다. 삼방사 입구에는 신도들의 맞불 환경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핸드마이크를 들고 집회 구역이 나가라, 나가지 않으면 고발한다고 압박했다. 평화로운 묵상으로 걷기를 마친 참가자들은 도라지밭을 개간한다면서 허가 없이 산을 깎고 하천을 훼손한 불모골 훼손지를 둘러봤다.
현장을 안내한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공동대표는“ 훼손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지난 폭우에 산 사면이 무너지고, 임도는 물길이 되고, 호안이 유실되면서 구재마을 일대의 홍수 피해가 커졌다”면서 “이대로 방치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행정대집행을 통해서라도 조속한 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너진 계곡을 쓸고 가는 물의 힘이 어찌나 강했던지 돌이 가득찬 물길용 600mm 주름관이 떠내려갔다고 덧붙였다. 산에서 쓸려나간 토석이 낮은 교량을 메워 하천물이 주변 농경지로 범람한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토요걷기를 마친 후 지역 주민으로 토요 걷기에 참여해 온 노남숙 회원이 “지후의 꿈”이라는 자작곡 연주와 노래, 전요셉님의 클래식 기타연주, 부모와 함께 이 길을 걸은 서도영, 이가윤, 김은혜 어린이의 댄스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이어졌다. 꼬리명주나비의 하늘거리는 날갯짓이 아이들의 춤사위를 닮았다.
작년 3주년 행사에 이어 신흥계곡을 다시 찾은 하승수 변호사(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농촌 파괴의 현실과 주민들의 저항”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사회의 대표 시민운동가인 하 변호사는 농촌으로 몰려드는 난개발과 환경오염 시설에 맞서 공동체를 지키려는 주민 지원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하 변호사는“서울과 수도권 집중은 농촌을 식민지로 전락시키고 있다”라면서 “산업폐기물 매립ㆍ소각시설, 송전탑, 발전소, 석산 난개발 등은 농촌의 희생 위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후위기의 시대, ‘농’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고, 읍면 등으로 자치를 확대하는 것이 농촌주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자 시대적 과제인 전환으로 가는 길에 맞다라고 강조했다. 신흥계곡 길의 사유화 문제에 대한 질문에 주민 간 분열을 조장하고, 각종 소송으로 완자킴 임원을 겁박하고, 불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본의 행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불모골 도라지밭 불법 행위에 대해 원상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완주군의 행정 대집행도 미온적이라는 질문에 “형사책임과 원상복구는 별개이고, 벌금을 선고받았다고 해서 원상복구 미이행에 대해 면책이 되지 않는다”라면서“불법이 확인되었는데도, 불법을 방치하는 것 자체가 공익을 해치는 것이고, 추가적인 환경 훼손이나 재해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행정 대집행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완주 고산에서 토종작물의 씨앗을 받아 유기 농사를 짓는 이종란 씨는 참여자를 위해 8종의 토종 감자 시식 품평회를 열었다. “포슬포슬한 토종감자, 천연기념물을 먹는 느낌이에요” 어디에나 있는, 다 같은 감자가 아니라 울퉁불퉁 생긴 것도 제각각이고 맛도 다르다며 감탄했다.
이정란 농부가 바쁜 농사일 틈틈이 신흥계곡 걷기에 참여한 것도 토종작물의 씨를 받아 대를 이어가는 것처럼 완주 신흥계곡 아름다운 환경을 자연 그대로 지키고 보존하고 싶어서였다. “몬산토 등 농업 다국적기업이 씨앗과 농약 및 농자재를 독점하면서 농민을 노예나 소비자로 전락시켰다”라면서 “신흥계곡을 독점하고, 숲과 하천을 불법으로 훼손하면서도 토요걷기 참여자를 공격하는 뻔뻔함이 씨앗을 독점한 종자회사와 닮았다”라고 말했다.
2021년부터 토요걷기에 참여해 온 신명진 씨는 “신흥계곡 토요걷기 통한 선한 영향력이 완주지역 시민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면서 “토요걷기 활동을 통해서 농촌사회 여러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의지를 갖게 되었다”라고 소회를 말했다. “오늘 큰 힘 받았으니, 앞으로도 쭈욱 걸을 거예요, 고맙습니다”